[메디먼트뉴스 이광익 기자]임신 전 음주도 태아 몸무게와 산모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임기 여성이 1회에 5잔 이상 또는 주당 2회 이상 술을 마시면 4kg 이상의 거대아를 출산할 확률과 임신 초기와 산후에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거대아로 태어난 아이는 유아기때부터 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이후 성인기에는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도 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김원호 박사 연구팀은 2020년 발표된 동물모델을 이용한 '임신전 음주에 의한 태아발달이상 및 거대아 발생 증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실제 임신 경험을 가진 여성에게서 확인하기 위해 이 임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발생한 우리나라 임신부 2886명을 △임신 전 비음주군(561명, 19.4%) △일반 음주군(2099명, 72.7%) △고위험 음주군(226명, 7.8%)으로 나누어 분석다.

그 결과, 거대아 발생률은 임신 전 고위험음주군에서 7.5%로, 비음주군(2.9%), 일반음주군 (3.2%)에 비해 2.5배 이상 높았다.

임신 전 월별 음주잔 수에 따라 세분화한 분석 결과, 한 달에 20잔 이상 술을 마신 경우 거대아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거대아 발생률은 비음주군 2.9%, 10잔 이하 3.2%, 20잔 이상 4.5%, 30잔 이상에서는 5.5%에 달했다.

이전 동물모델에서의 결과와 동일하게 가임기 여성의 임신 전 고위험음주가 거대아 출산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또 산모 나이, 임신 전 비만도, 출산 경험 등 거대아 발생 등 주요 위험인자들을 보정한 이후에도 임신 전 고위험음주군에서만 거대아 출산 위험도가 비음주군 또는 일반음주군에 비해 2.3배 증가했다.

이로써 임신 전 잦은 음주가 거대아 출산 위험을 높이는 독립 주요 위험지표임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한편 임신 전 음주는 산모우울증에도 영향을 미쳤다. 임신 전 고위험음주군은 임신 전 주기에서 우울증 발생률이 높았는데, 특히 산후에 그 비율이 높았다. 출산 후 비음주군과 일반음주군의 우울증 발생률은 각각 약 14%인 반면 고위험음주군은 26.5%에 달했다.

연구진은 평균 출산 연령이 증가하면서 가임기 여성의 음주 기간이 길게 유지되고 있어, 보건학적 예방관리 측면에서 임신 전 음주 폐해 영향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 전 음주 역시 태아 발달 이상을 통한 거대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는 직접적 근거를 한국인 임신 코호트를 통해 처음 제시하는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임신 전 음주의 위험성 관련 교육 및 홍보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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