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상백 기자]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가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파트1의 복선과 떡밥을 모두 회수하며 ‘용두용미’ 결말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비릿하던 그 눈’의 주인공인 전재준의 마지막에 대한 관심이 높다. 녹내장을 앓고 있던 그가 안약이 바꿔치기 되면서 눈이 멀게 돼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자, 녹내장이란 질환 자체에 대해 호기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전재준이 운전 당시에 안약을 넣지 않았다면 결말이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도 이어지고 있어, 누네안과병원 인정희 원장의 도움말로 녹내장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하는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전재준이 그 순간, 안약을 넣지 않았다면 결말이 달라졌을까?

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보는 범위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며,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녹내장은 완치가 아닌 시야 결손의 진행을 늦추고 실명 예방을 목표로 치료를 진행한다. 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하며, 이때에는 정해진 용법과 용량에 따라 점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정희 원장은 “녹내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진행된 녹내장의 경우, 안약을 넣는다고 해서 증상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녹내장 환자 중 약물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장기간 안약을 넣지 않을 경우, 높은 안압으로 인한 시신경의 손상이 진행되므로 주치의와의 정기적 진료 및 안압약의 정확한 점안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녹내장 환자인 전재준은 매일 녹내장 안약을 넣어야 했기 때문에, 운전 당시가 아니었어도 바꿔치기 안약을 무조건 넣었을 것이고 결국 실명의 운명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안압 정상일 때는 어떻게 치료할까?

녹내장은 높은 안압으로 인해 시신경의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며 안압 하강제 점안이 치료이다. 극 중 전재준이 매일 점안하는 안약도 안압 하강제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체 녹내장 환자의 70%가량이 정상 안압 녹내장이다. 안압이 정상범위에 있음에도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 경우에도 안압 하강제를 사용한다. 정상 범위의 안압일지라도 시신경을 손상시키고 있으므로, 안압을 더 낮춰 시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녹내장은 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약물에 반응이 없다면 약을 추가하거나 종류를 바꿔 안압을 조절한다. 이러한 약물 치료에도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계속 진행된다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물려받은 하예솔의 색약, 녹내장은 안심할 수 있을까?

‘더 글로리’ 파트 1에서 하예솔 출생의 비밀이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등장한다. 색약인 전재준처럼, 하예솔은 벚꽃을 색칠하지 못하고, 구두가 초록색인지 계속 확인하며, 신호등 색상을 구분하지 못해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색약은 사고나 질병으로 시신경의 손상이 발생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유전적 이상으로 발생하므로 하예솔의 색약은 전재준으로부터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녹내장이 있다고 색약이 있는 건 아니며, 색약이 있다고 녹내장이 반드시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하예솔에게 녹내장이 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녹내장은 가족력이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하는 질환으로 하예솔의 경우, 색약이 있고 녹내장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추후 녹내장 발병에 대한 검진이 필요할 것이다.

인정희 원장은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은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조기 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며 빠른 치료로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면 가족들에게 시신경에 대한 검진을 권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력 외에도 노화가 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40대 이상이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번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누네안과병원은 2023년 ‘세계녹내장주간’을 맞아 오는 3월 23일 수정노인종합복지관에서 ‘녹내장바로 알기 건강강좌’를 개최해 녹내장 조기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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