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정원욱 기자] 술이 1군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이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립암센터는 최근 실시한 ‘대국민 음주 및 흡연 관련 인식도 조사’에서 국민 33.6%만이 ‘술이 1군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담배가 1군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답한 국민이 88.5%인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술은 담배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구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인체에 대한 발암성 근거가 충분하다고 분류한 1군 발암물질에 속한다.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6.9%는 한두 잔의 음주는 건강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생각했다. 한두 잔은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이도 18.0%에 달했다.

암 예방을 위해 음주 규제를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선 47.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음주 규제를 시행한다면 필요한 정책으로는 ‘술 광고 금지’를 1순위로 꼽았고 ‘공공장소 음주 규제’, ‘음주 위해성 알리기’가 뒤를 이었다.

국립암센터는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국에 비해 음주 규제가 덜하며 음주에 대해 관대한 문화적 환경”이라며 “미디어 등 대중매체를 통해 술 광고나 음주 장면에 노출될 경우 청소년의 음주 시작 시기가 앞당겨지고 음주 소비가 촉진될 수 있다는 다수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주류광고를 비롯한 음주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추세를 보면 프랑스와 스웨덴은 술에 대한 TV·라디오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노르웨이, 핀란드, 스페인은 알코올 도수 15%∼22%의 기준을 두어 알코올 함량이 그 이상인 술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25세 이하 모델은 주류광고에 출연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으며, 영국은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한 주류회사는 시장에서 퇴출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과거에는 한두 잔 정도의 음주는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WHO와 유럽 선진국은 음주가이드라인을 개정해 건강을 위한 적정 음주는 없으며 가장 건강한 습관은 소량의 음주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선언했다”며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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