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명작 ‘타이타닉’ 25년만에 재개봉 흥행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등 연이은 리마스터링 유행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여전한 기염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고전 열풍이 불고 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 중 하나로 영화계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재작년 OTT플랫폼 ‘왓챠(WATCHA)’에서 보급한 ‘화양연화’, ‘중경삼림’ 등의 리마스터링을 비롯해 내일은 고(故) 장국영 20주기를 기념하여 ‘해피투게더 리마스터링’이 상영된다. 또한 올해 1월 초 개봉해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유하며 기염을 토해내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부터 최근 세 번째 재개봉으로 흥행한 ‘타이타닉: 25주년’까지 연이어 유의미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다양하고 신선한 콘텐츠들이 기하급수적으로 공급되는 현시점에서 과거의 명작들이 유독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와 나름의 분석을 보태 영화계 레트로 열풍이 함의하는 바에 대해 풀이해보고자 한다.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 

오늘날 우리는 콘텐츠 과잉 공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부터 시작해 다양한 OTT플랫폼에서는 연일 무한한 시청각 영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온다. 이처럼 볼 거리로 범람하는 시대에 작품 선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바로 ‘효율성’이다. 소비 시간, 기회 비용을 고려해 가장 확실한 재미를 담보하는 작품, 개인의 욕구를 온전히 해소 및 충족해 줄 수 있는 작품을 찾는 것이다. 이처럼 확실성을 보장받고 싶은 심리는 자연스레 고전 명작에 대한 소비 및 향유로 이어진다. 과거의 세대들이 공인했고, 흥행 실적이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성이 짙은 작품일수록 확실하고, 효율적이다.  

시대에 대한 향수와 향유 

고전 명작의 재개봉을 제일 반기는 관객은 다름 아닌 과거에 그 작품을 봤고, 추억하는 일명 X세대들일 것이다. 그들에게 고전의 재개봉은 작품 자체에 대한 회상에서 나아가 학창 시절, 청년기의 향수를 소환하는 귀중한 체험이 된다. 한편, 여기서 기이한 점은 이같이 과거 해당 작품에 대한 경험 자체가 없는 신세대들이 최근 주요 소비자층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다. ‘타이타닉: 25주년’의 경우 10~20대 관객이 전체의 과반을 차지했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경우는 최근 20대들의 n차 관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살아보지 않은 시대에 대한 동경, 과거에 대한 향수는 없지만 그때를 향유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기인한 긍정적인 붐이라 생각된다.  

지금은 고전 명작의 부흥기라고도 할 수 있는 시기지만, 뒤집어 평하면 신작 영화의 침체기로도 볼 수 있다. 지금의 극장가 레트로 열풍이 단발적인 현상으로 그칠지, 지속적인 흐름이 될지는 좀 더 주목해봐야겠지만, 고전을 압도할 신작들이 꾸준히 공급되지 않고, 안정적인 선택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큰 폭으로 줄어들지 않는 한 한동안은 여파가 계속 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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