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박민우 기자] 전설의 죽음은 거짓말처럼 다가왔다. 

1일 홍콩 스타 장국영 사망 20주기를 맞았다. 홍콩에서는 장국영을 기억하며 이날 성대한 추모 콘서트를 연다. 국내에서도 메가박스 장국영관, 광주극장 등에서 영원한 청춘 장국영을 추모하며 그가 출연한 영화 ‘해피투게더’를 재개봉했다. 

장국영은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며 아시아권 최고 스타로 활약하다 지난 2003년 4월 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장국영은 자신이 묵고 있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몸을 던졌다. 당시 46세로 그의 인기는 절정으로 치닫던 때였던 터.만우절에 전해진 장국영의 사망 소식에 팬들은 “믿을 수 없다” “만우절 거짓말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점차 그의 사망 관련 뉴스가 보도되자 6명의 팬들이 그를 따라 투신을 시도할 정도로 홍콩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국내에서도 장국영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다. 당시 전염병 사스(SARS)가 유행했지만 한국팬들이 십시일반해 장국영을 위한 천도재를 지낼 정도였다. 홍콩서 열린 장국영 추도식에는 수많은 팬들이 찾아와 그를 추모했다. ‘영웅본색’에서 함께한 주윤발을 비롯한 수많은 동료들이 장례식에 참여해 고인을 추모했다. 평소 장국영과 막역하게 지내던 양조위와 양가휘는 오열하다 혼절하기도 했다.

장국영은 형제자매 10명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옷을 만드는 재단사였고, 장국영 역시 영국 리즈 대학에서 섬유관리를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을 관두고 홍콩으로 돌아온 장국영은 지난 1977년 만 21세의 나이에 가수로 데뷔했다. 이후 1984년 ‘모니카(MONICA)’라는 메가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가수로서 큰 성공을 거뒀다. 장국영은 배우로서도 8~90년대 홍콩 영화계를 주름잡았다. 국내에서도 주윤발, 성룡 등과 함께 홍콩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홍콩 느와르 영화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영웅본색’(1986)에서 적룡, 주윤발과 함께 출연, 아시아 전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장국영은 ‘영웅본색’의 주제곡 ‘당년정’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영웅본색2’에서 장국영이 열연한 공중전화 박스 장면은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이 따라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줬다. 느와르 장르 속 거친 마초남들과 다르게, 장국영은 아슬아슬한 느낌의 청초한 미남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해 팬드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는 오리온이 만년 꼴찌이던 초콜릿 ‘투유’에 장국영을 모델로 기용해 판매량 1위를 찍는 ‘대박’을 치기도 했다. 당시 장국영은 “사랑을 전할 땐 투유”라는 카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매출이 300배가 늘어나기도 했다. 이후 장국영은 영화 ‘천녀유혼’(1987) 등으로 배우로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장국영은 중국 천안문 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가 제재를 받게 되자 1990년 은퇴를 선언했다가 얼마 뒤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 재개 후에는 ‘아비정전’(1990), ‘종횡사해’(1991) ‘패왕별희’(1993), ‘해피투게더’(1997) 등 주로 예술성이 짙은 작품을 찍었다. ‘패왕별희’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해피투게더’는 칸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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