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민정 기자] 개그맨 겸 방송인 조세호가 폭식 증후군으로 고생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25일 방송된 KBS 2TV '홍김동전'에서는 캠퍼스 특집 2탄 이화여대 편이 그려졌다.

이날 홍진경, 김숙, 조세호, 장우영, 주우재는 수많은 학생들과 토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조세호는 "요즘의 저는 행복하다. 굉장히 행복하다. 일에서도 그렇고 내 사람들과도 행복하다. 한 번씩 누가 저한테 20대에는 어땠냐고 물어본다. 강연 요청이 들어오기도 하고, 어린 친구들에게 용기를 주라는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한다. 근데 저는 너무나 감사하지만, 죄송하다고 고살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저의 20대는 위로 받고 싶었던 일들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때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괜찮으시다면 오늘은 그때 이야기를 처음으로 용기 내서 해보겠다"라고 용기를 냈다.

조세호는 "자전적으로 이야기하면 세호는 아주아주 욕심이 많은 아이였다. 어릴 때도 관심 받기를 좋아하고, 맛있는 게 있으면 내가 먼저 먹어야 하고 이쁜 옷은 내가 먼저 입어야 했다.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스무살이라는 나이에 개그맨 시험을 봤고 1등으로 합격했다. 그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7주 만에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실망을 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나는 될 줄 알았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 했다. 자기합리화에 빠져서 다른 사람이 미워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22살에 원룸에서 살았는데, 누구보다 자존심이 세니까 친구들이 보자고 해도 안 나갔다. 요즘 뭐하냐는 질문을 받고 싶지가 않았다. 일이 전혀 없었고, 오랫동안 친구도 만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조세호는 "이건 처음으로 고백하는 건데 제 키가 166.9cm인데 그 당시에 몸무게가 99kg까지 나갔다. 폭식 증후군을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저는 그 마음을 안다.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집에 있을 때 나만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건 그저 내 입에 뭔가를 넣는 것밖에 없더라. 99kg까지 살이 쪘고, '나라는 사람은 이대로 끝이구나' 생각을 했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조세호는 은퇴를 생각했다며 "그렇게 20대 때 큰일을 하지 못하고 군에 입대를 했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31살에 돌아왔다. 서른 셋이 됐을 때 이제는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제가 학교 은사님이신 전유성 교수님을 찾아갔다. 소주 한잔을 기울이면서 그만둬야겠다고 고백을 했다. 근데 교수님이 바로 '그만둬라'라고 하시더라. 제가 예상했던 대답은 아니었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조세호는 "저는 좀 더 붙잡아주시길 바랐다. 제가 아쉬워하니까 '그럼 해라' 하시고, '제가 하기에는...' 이라고 하니까 '그만둬라' 하시더라. '그냥 해. 어차피 두 가지 아니니? 하든가 말든가? 내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네 고민을 들어야겠니?' 하셨다. 그 한마디가 저한테는 엄청나게 큰 경종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득 '내 욕심이 나를 여기까지 만들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데, 할 수 있는 걸 알아보지 않고 그저 할 수 없는 거에 목을 매달고 살았나. 내 스스로가 너무 별로인 것 같았다. 아예 마음을 단단히 고쳐먹었다. '어차피 이번 생에는 내 일로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하고 처음으로 다이어트도 해보고 이런 저런 방송 일을 했다"며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조세호는 "저는 그냥 하는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거, 내가 좋아하는 거를 그냥 하는 거다. 여러분에게 미안하지만 방법이 없다. 그냥 해야 된다. 안 하면 할 수가 없다. 내가 할 수 없는 거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그저 해라"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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