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정원욱 기자]KBS 측이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촬영으로 발생한 말 죽음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하며, 이번주 방송분도 결방하기로 결정했다.

24일 KBS는 '태종 이방원' 사고와 관련해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KBS는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촬영해야 할 장면은 없습니다"라며 "KBS는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고, 시청자 여러분과 관련 단체들의 고언과 질책을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라며 "자체적으로 이번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외부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

KBS는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콘텐츠 제작에 있어,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현장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신뢰받는 공영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

앞서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가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촬영장에서 동물학대가 일어났다고 성명서를 내며 논란이 불거졌다. 동물자유연대가 문제를 제기한 장면은 지난 1일 방송된 '태종 이방원' 7회에서 이성계(김영철 분)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신이었다.

이 장면에서 말의 몸체가 90도가량 뒤집히며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특히 함께 공개된 촬영 뒷장면에서는 말의 발에 줄을 묶고, 말이 달리는 와중에 스태프가 줄을 당기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충격을 더했다.

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KBS는 지난 20일 공식입장을 내고 말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결과 촬영 후 일주일 쯤 뒤에 사망했다면서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사과 이후에도 비판은 계속됐고, KBS 측은 '태종 이방원' 촬영을 중단하고 7회 다시보기 VOD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또 22일과 23일 방송을 취소한 데 이어 오는 29일, 30일에도 결방을 결정했다. 해당 시간대에는 '설 특선 다큐 야생의 대평원 세렝게티'가 방송된다.

KBS 한 관계자는 뉴스1에 "현재 ('태종 이방원'은) 촬영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시청자에) 사과하는 마음으로 촬영을 멈추었다"라고 말했다. 촬영 및 방송 재개 일정에 대한 문의에는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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