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동명의 소설 원작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습지에 홀로 고립된 소녀 ‘카야(데이지 에드가 존스)’의 생존, 비극, 사랑을 둘러싼 일대기를 플래시백 구조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드넓은 자연의 풍광을 따라가다 습지에서 추락사한 남성 ‘체이스(해리스 딕킨슨)’의 사체를 비추며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이후 그 주위에 머물며 사는 습지 소녀 카야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고, 현재 시점에서 무고를 단언하는 카야를 둘러싼 법정 공방의 스토리와 과거 시점에서 카야의 유년기부터의 삶을 교차해가며 플롯을 구성해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여기 비틀리고 엇나간 혈연 관계를 첨예하게 다룬 영화 두 편이 있다. 증오와 체념 사이에서 얽히고 설킨 모녀의 이야기를 풀어낸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2022)'와 한 모자를 둘러싼 원죄와 비극에 대해 말하는 영화 '마더(2009)'가 그 주인공이다. 전자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엄마와 딸의 팽팽한 대립과 육탄전으로 일관하는 영화다. 원치 않은 시기에 부모가 되어, 이제라도 자유를 만끽하겠다는 엄마 '수경(양말복)'과 엄마의 방임과 학대 속에 침묵으로 견뎌냈지만, 독립의 의지는 없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두 영화는 예견하지 못한 사건을 발단으로 폭주하게 되는 두 여성 살인마의 서사를 각기 다룬다. 그중 피로 연결된 살육의 본능을 차차 자각하게 되고 이후 그 본능을 발산하는 사이코패스의 서사를 중점으로 한 이야기가 '스토커'라면, '길복순'은 킬러로 육성된 인물이 부모라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살며 겪게 되는 딜레마, 고뇌같은 것을 주로 조명한다. '스토커'가 느린 템포에 서늘한 감각으로 서서히 질식시키는 영화라면, '길복순'은 자칫 볼거리로만 국한될 수 있는 액션이라는 외피에 인간적인 고민까지 버무려 만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한 사람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사실 많지 않은 것 같다. 느슨한 유대와 이해, 적당한 쉼과 노동, 따뜻한 한 끼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그러나 필자를 포함해 우리 대부분은 이에 쉬이 만족하지 못한다. 하루의 대부분을 돈을 버는 데에 할애하고, 평생을 일궈 모은 재산에 빚까지 보태 집을 마련하는 데 바친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소비하고 축적된 물질로 무언가를 확인하고 증명 받고자 한다. 오늘은 이와 같이 미래를 위해 현재의 나를 기꺼이 내려놓는 모두가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오늘은 현실에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공론화되지 않았거나 공론화되었음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사회 문제를 겨냥한 두 작품에 대해 다루려 한다. 먼저 언급할 작품은 2022년 5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 '사이버지옥 : n번방을 무너뜨려라'이다. 타이틀에서 이미 예측 가능하듯, 2020년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n번방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다만 눈여겨 볼 점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닌 그 사건이 어떤 위험과 고비들을 감수한 채 보도되었고, 어떤 지난한 과정들을 거쳐 수사가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감히 다 헤아릴 수 없는 광활한 대우주와 불가항력적인 재난에 대비해 한없이 하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그러나 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모든 걸 해결할 순 없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아니라고 필사적으로 외치는 영화들이 있다. 바로 올해 3월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2023)’ 그리고 최근 아카데미 7관왕에 석관하며 연일 화제를 모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 규슈의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가 우연히 의문의 청년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세상에는 참과 거짓, 옳고 그름으로 명확히 답을 내릴 수 있는 논제와 그 어떤 대답도 온전한 정답이라 할 수 없는 철학적 질문들이 있다. 그중 ‘사랑’ 그리고 ‘사람’의 본질에 관한 것들은 후자에 해당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더 열등하고 더 우등한지, 어떤 사랑의 형태가 더 바람직하고 더 천박한지 우리는 쉬이 정의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당연한 사실을 현실에서 간과하며 나를, 타인을 너무도 쉽게 판단하고, 나누고, 배제한다. 오늘 나눠볼 작품은 이러한 원론적인 물음에서부터 시작한다. 영화
[메디먼트뉴스 김제호 인턴기자] 2022년 화제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관왕을 차지했다. 주인공 에블린으로 분한 양자경은 여우주연상, 키 호이 콴과 제이미 리 커티스는 각각 남우,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미친' 시상식 결과처럼, 이 영화는 '미친' 영화다. 하지만 곱게 미쳤다. 왜 아카데미는 '에에올'을 선택했는지, '에에올'은 어떤 영화인지, 그리고 '에에올'이 다루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아보고자 한다.최근 가장 HOT한 영화 제작사 'A24'의 지원미국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뜨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