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한경숙 기자] 만화와 티브이(TV) 애니메이션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검정 고무신>의 만화 그림을 그린 이우영 작가가 별세했다. 향년 51.

12일 인천 강화경찰서는 전날 오후 인천시 강화군 한 주택에서 이 작가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 작가가 저작권 소송 문제로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정 고무신>은 1992년 만화 잡지 <소년 챔프>에 연재되기 시작해 2006년까지 이어진 작품으로, 한국 만화 최장기 연재 기록을 세웠다. 1960년대 말 서울을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와 형인 중학생 기철이, 이들의 가족과 친구들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 어린이·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받았으며, 각종 우수 만화상을 수상했다. 단행본으로 45권까지 나왔고, 1999년 <한국방송>(KBS)에서 티브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방영돼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이우영 작가는 <검정 고무신>에서 그림을 그렸고, 이영일 작가(필명 도래미)가 글을 썼다. 하지만 2019년 수익 배분을 두고 공동 저작권자들 간에 소송이 벌어진 데 이어, 2020년 극장판 애니메이션 <추억의 검정 고무신>을 만든 제작사 형설앤이 이우영 작가와의 협의 없이 제작을 강행하면서 저작권 분쟁이 벌어졌다. 형설앤은 원작의 글을 쓴 이영일 작가와 함께 극장판을 제작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한국만화가협회는 성명을 내어 “‘검정 고무신’ 사건은 창작자가 보유한 저작권을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포괄적, 배타적으로 양도받아 행사하는 불공정한 계약 관계가 만화계에 만연한다는 걸 시사하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형설앤은 지난해 10월에도 극장판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 즐거운 나의 집>을 제작·개봉했는데, 이우영 작가와 형설앤의 저작권 소송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속편을 만든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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