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메디먼트뉴스 이하늘 인턴기자] 지난 5월 24일 웨이브(Wavve)에서 ‘박하경 여행기’가 공개됐다. 해당 작품은 5월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2주간 에피소드 4개씩 업로드 되며 회차당 25분 내외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우 이나영의 4년 만의 복귀작으로 한껏 기대를 모은 ‘박하경 여행기’는 이미 공개된 4개의 에피소드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호응을 불러내고 있다. 특유의 신비롭고 오묘한 표정의 이나영은 간질간질하고 따듯한 분위기로 극을 끌고 간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충만하게 채워져 있으며, 큰 사건이 아닌 사소하지만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박하경 여행기’는 영화 ‘도리화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제훈, 구교환 주연의 ‘탈주’의 이종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더욱이 이종필 감독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제작사 더 램프와 극본가인 손미는 ‘박하경 여행기’의 생기를 불어넣는 극본을 맡았다.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는 박하경(이나영)은 토요일, 단 하루만 시간을 내어 여행을 떠난다.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떠나는 딱 하루의 여행”을 담은 ‘박하경 여행기’는 분리된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마주침으로 극의 풍부함을 더해냈다. 공개되기 이전부터 선우정아, 서현우, 한예리, 구교환, 조현철, 박인환, 심은경 등의 배우가 대거 출연하면서 팔색조의 매력이 기대감을 증폭시킨 바 있다. 

이미 공개된 1화부터 4화는 해남, 군산, 부산, 속초의 여행지를 배경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다. 에피소드 1화 ‘마음 내다버리기’는 해남의 템플스테이에 방문한 하경이 처음부터 버스에서 잘못 내리면서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출하게 가져온 짐만큼이나 훌쩍 떠나온 공간에서 보고 느끼며 다시 훌쩍 떠날 준비를 마친다. 1화에서는 템플 스테이에서 2달간 머무르는 소설가 역할의 배우 서현우와 특히나 가수인 선우정아의 역할이 묵언수행자로 설정되어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솔직하게 속마음을 내비치는 하경의 내레이션은 화면과 반대되는 톡톡 튀는 대사로 반전 가득한 상황들의 연속을 보여준다. 

에피소드 2화 ‘꿈과 우울의 핸드드립’은 오래된 제자 김연주(한예리)의 전시를 보러 군산을 간 하경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실과 예술 사이의 괴리감은 제자의 꿈을 응원해 줘야 하는지, 중단하라는 말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던 한예리의 몸짓과 단단하지만 확신하지 못하는 표정은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자화상과도 닮아있다. 

에피소드 3화 ‘메타멜로’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방문한 박하경의 이야기를 담았다. “개막 1~2일 전에 찍었다”라는 이종필 감독의 말처럼 생생한 부산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랑을 쫓는 이창진 역할에 배우 구교환의 등장하며, 수줍고 말랑말랑한 태도로 극의 에너지를 더한다. 영화처럼 신비로운 일들의 연속인 두 사람의 만남은 한순간에 이뤄졌다가 사라지는 신기루를 닮아있다. 

에피소드 4화 ‘돌아가는 길’은 하경이 기억하는 첫 여행지인 속초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다. 원로배우 박인환과 배우 변중희가 등장해 버스 승강장에서 세대 간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감각을 현실감 있게 풀어냈다. 자신의 부모와 겹쳐지는 이들을 보는 인간 박하경의 현재와 과거를 지켜보며 바짝 밀착한 우리들의 지금을 되돌아볼 수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키워드는 삶을 구성하는 요소이자 쉬이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들이다. 하루의 여행이 매번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기이할 수도,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반복되는 현실에서 잠깐 벗어나서 떠난 여행을 그린 ‘박하경 여행기’는 그래서인지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한편, ‘박하경 여행기’ 5화부터 8화는 웨이브(Wavve)에서 5월 31일 수요일 오전 11시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