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는 억지로 넣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우면 해결 된다.
제88회 아카데미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수상

[메디먼트뉴스 김제호 인턴기자]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신나고 스릴넘치는 액션으로 장르를 재정의하는, 거침없고 시각적으로 놀라운 영화다. 거장 조지 밀러는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 영화를, 심지어 정력적인 액션이 강점인 이 영화를 70이라는 나이에 촬영했다.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는 디스토피아 명작으로 팬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으며, 매력적인 세계관 설정으로 디스토피아 액션 영화의 교본처럼 여겨진다.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핵전쟁으로 멸망한 근미래, 시타델이라 불리는 곳에서 얼마 남지 않은 물과 식량을 독차지한 독재자 임모탄 조는 자신의 전사들인 워보이를 신인류라고 부르며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을 지배한다. 한편, 아내와 아들을 잃고 오직 살아남기 위해 사막을 떠돌던 맥스는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납치되어 시타델로 끌려오게 된다. 임모탄의 철권 통치와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는 임모탄의 부인들을 데리고 도망가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21세기 최고의 액션 영화 중 하나

시작부터 끝까지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액션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정하는 것만 같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 넘치는 액션에 위압감을 느끼게 된다. 조지 밀러의 연출은 관객들을 종말 이후의 혼란스러운 영화의 세계관에 몰입하게끔 한다. 이러한 액션 시퀀스는 마치 완벽한 안무처럼 느껴진다. 예컨데 디스토피아라는 배경에 가장 적합한, 장대를 타고 창에 폭탄을 달아 던지는 액션은 마치 서커스를 보는듯하다. 실제로 해당 액션은 '태양의 서커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이 장면은 한치의 CG없는 스턴트로 이루어졌다.

영화의 추격전은 특히 인상적이다. 수십대의 차량과 수십명의 캐릭터가 정신없이 뒤얽혀 싸우는 복잡한 구성이고 장면의 전환이 무척 빠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은 집중도를 잃지 않는다. 이유는 액션을 화면의 정가운데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은 액션이 어디서 벌어지는지 굳이 찾을 필요가 없다. 그러한 관객의 집중도를 가정하고 영화의 화면 전환 역시 빠르게 흘러간다. 그렇기에 영화의 추격전은 더욱더 속도감 넘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단순히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액션 뿐만이 아니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도전하고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주체적 여성 캐릭터의 완벽한 표본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의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는 전통적 성관념을 부순 연출이다. 일부에서는 심지어 이 영화를 페미니즘 영화로 지칭하기도 한다. 영화의 여성들은 늘 억압되어있다. 임신한 여성들은 모유를 착취당하고 이 모유는 임모탄을 비롯한 지배층에게 납품된다. 심지어 임모탄의 다섯 부인은 아이를 낳기 위한 임모탄의 소유물처럼 여겨진다.

영화는 임모탄 군단의 장군, 퓨리오사가 다섯 부인을 탈출시키는 내용이 주가 된다. 심지어 영화의 주인공 맥스보다 퓨리오사가 더 큰 활약을 할 정도이다. 이는 영화의 주된 메시지인 전통적 성역할을 부수는 플롯에 크게 일조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설정에 억지스러움은 없다. 퓨리오사는 충분히 강하다. 여성을 치켜세우기 위해 남성을 깔아뭉게지도 않는다. 퓨리오사가 영화의 주체적인 역할을 하지만 맥스가 없었다면 퓨리오사가 죽음을 마지하는 순간도 분명히 있었다. 이는 최근에 비판받는 PC 영화들에 대한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인어공주'를 비롯한 영화들이 과도한 PC 논란으로 인해 영화 외적인 이슈로 시끄럽다. 인위적으로 캐릭터의 원래 성격을 바꾸고, 강제적인 장면을 주입하지 않더라도 영화 자체의 재미와 설득력이 충분하다면 PC는 대중들에게 거부감없이 다가갈 수 있다. 물론 주체적 여성상이 영화에 중심에 있는 것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주체적 여성상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일부 관객들마저 설득한, 충분한 영화적 성취를 이룬 영화이기에 가치가 더욱 있다.

액션과 메시지 모두 알차게 담아 대중과 평단의 좋은 평가를 모두 쟁취한 작품,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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