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무더운 날씨에 수박 등 수분이 많은 여름 과일을 찾는 사람이 많다. 수분이 많은 과일은 땀으로 손실된 체내 수분을 보충하는데 유용하다. 그러나 일부 과일은 혈당지수가 높아 당뇨 환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대다수의 과일이 달콤한 이유는 설탕보다 훨씬 단 과당이 많이 들어있어서다. 과일을 통해 체내에 빠르게 흡수된 과당은 결국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이로써 과일을 한 번에 많이 먹거나 아예 식사용으로 먹는다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당뇨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과일을 섭취해도 혈당 조절에 크게 영향이 가지 않는다. 아울러 과일에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기에 많이 먹는 것이 권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뇨 환자라면 사과 한 두 조각만 먹어도 혈당 수치가 300 이상 치솟을 수 있다.

당뇨 환자는 과일로 인해 혈당이 많이 올라갈 수 있어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어떤 과일이든 하루 1~2번, 한 번 먹을 때 성인 주먹의 반 이상 먹지 않아야 한다. 단, 과일마다 수분과 당분 함량이 다르기에 적당한 1회 섭취량은 과일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의 하루 섭취 열량 안에서, 1단위(50kcal 정도의 열량) 정도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1단위에 해당하는 양은 아래와 같다.

1회 과일 섭취량
· 복숭아(황도): 1/2개 정도(150g)
· 복숭아(백도): 작은 것 2개 정도(200g)
· 천도복숭아: 작은 것 2개 정도(200g)
· 수박: 1조각 정도(250g)
· 참외: 1/2개 정도(120g)
· 귤: 2개 정도(120g)
· 오렌지: 1/2개 정도(100g)
· 바나나: 1/2개 정도(50g)
· 사과: 1/3개 정도(80g)
· 배: 1/4개 정도(110g)
· 키위: 1개 정도(80g)
· 딸기: 7개 정도(150g)
· 단감: 1/3개 정도(50g)
· 토마토: 작은 것 2개(350g)

하루 섭취 열량이 1,700칼로리 이하라면 과일 1단위를 섭취하고, 1,800칼로리 이상이라면 2단위를 섭취할 수 있다. 자신에게 꼭 맞는 과일 섭취량은 주치의나 영양사와의 상담을 통해 정할 수 있다.

아울러, 과일을 갈아 주스나 즙으로 먹으면 체내 더 빠르게 흡수돼 혈당 수치가 치솟을 수 있다. 따라서 액체 형태보다는 과일 그 자체를 씹어 먹는 것이 혈당 관리에 유리하다. 섬유질이 잘게 갈리지 않은 생과일을 먹으면 체내 흡수가 천천히 이뤄지기에 혈당 수치가 급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당뇨 환자는 과일을 식사 대용으로 먹어서도 안 되지만, 식후 디저트로 먹는 것도 좋지 않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췌장에서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이때 과일을 더 섭취하면 혈당이 다시 상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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